6월 15일부터 키오스크 트레이닝 센터 Kiosk Training Centre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동찬 작가의 개인전 '뒤에 놓인 바퀴 rear wheel'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저는 위치와 균형 감각을 익히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위를 통해 나 를 감각해 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경사면을 느끼는 어떤 공과 같습니다. 경사는 전 지구 적 성격을 띠고 전체를 단일적으로 포괄하는 체계로 보여 줍니다.
그 지면을 초월해 자유를 표방하는 것이 아닌, 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시간성과 육체성을 사용해 지면을 감각해가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S/F:
하나의 역할을 예술의 영역에서 다른 방식으로 작동시키는 작업 방식이 인상적이에요. 어떠한 계기로 이러한 방식의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DC: 살아가면 크고 작은 많은 일이 있고 그 것들이 작업에 잘 드러났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미술이라는 매체가 자신을 밝혀낼 수 있다는 매체라고 판단이 된 이후 같습니다.
S/F: ‘나는 ~가 아닙니다’식의 타이틀을 가진 작업들과 ‘당신이 본 그 공’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작가가 어떠한 직업 역할을 수행하지만 나는 그 사 람이 아니다라고 제목을 통해 말하고 있고, ‘당신이 본 그 공’의 경우 지난 월드컵 경기들에서 사용된 공을 3D 모델링한 것이기에 실제의 공은 아니죠.
이러한 반어적인 태도나 내용을 작업에 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DC: 저는 아직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비보이라고 말할 수 있던 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모습이 미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하게 이유해서 했었지만, 비보이로서 잘 작동되지 않아서 정해진 제목이었습니다.
반면 당신이 본 그 공은 공동체에 관한 작업이었습니다. 지구촌 축제 중 가장 유명한 월드컵에서 하나의 축구공은 전 세계인들이 본다는 것에 크게 매력을 느꼈습니다. 모두가 하나를 바라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달이 생각났습니다.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 <달은 가장 오래된 TV>는 제가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내가 세계에 잘 작동되려면 내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는데, 미술은 나 자신을 관념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리고 그 이후 비평을 통해서도 알아 갈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어적인 태도나 내용을 중점으로 담는 것은 아니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작업을 할 뿐입니다.
S/F: ‘나는 ~가 아닙니다’ 작업들은 보통 작가가 “~”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최신작 '나는 김동찬 작가님이 아닙니다'에서 작가는 편의점에서 일을 하지만 작가가 아니라고 제목을 통해 말해요.
편의점에서 일하는 노동과 작가의 노동이 일치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요. 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요.
DC: 제가 편의점에 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이 노동, 경제활동을 동반한 퍼포먼스로 생각이 된 이후로는 알바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가꾸는 일이고 시간성과 육체성을 느낄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에게 이 모습은 전혀 예술적이지 않습니다. 저는 편의점이 우리의 가능성을 보여줄 좋은 매개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이런저런 요소들을 수집 중입니다. 우리나라 저변에서 볼 수 있는 편의점에서 어떤 가능성이 도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간을 통해 발표할 생각을 하고 있고 그에 앞서 담론이 만들어질 수 있는 시점을 준비 중입니다.
S/F:이번 작업 '뒤에 놓인 바퀴 rear wheel'은 이전에 군대에서 수행했던 역할을 가져 와 부산이라는 지역성과 연결시키고자 하는 시도로 느껴져요.
하나의 역할이 다른 역할로 바뀌고 사운드를 녹음하는데 사용되었던 자전거는 전시장에서 스피커로 그 역할이 이동됩니다. 이 작업은 축구 중계와도 연결되는데요. 이 작업에 관한 작가의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DC: 저는 더 이상 장갑차를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가 없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부산에 내려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부산시 사하구에 세금을 내는 일이었습니다. ‘혼다 코리아’ 오토바이 중 한 모델을 사서 취·등록세를 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3개월간 타면서 장갑차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on-off road를 다니면서 부산의 지형을 감각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부산 이용권 티켓을 사서 기구를 타고 있습니다. 물론 500만 원의 티켓은 좀 비싼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이륜차를 타고 움직이는 것은 지역적 반경에서 움직이기 좋은 수단입니다. 부산이라는 새로운 도시를 더 잘 볼 수 있습니다. 더 적은 힘으로 더 나은 속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륜차는 중심을 잡아야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장갑차와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개별적 장갑차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움직이며 녹음한 오디오는 제가 움직이는 차원에서 주변에 일어나는 진동(소리)을 수집하는 행위였습니다.
S/F: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읽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DC: 다들 건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